동아일보
[속보]‘론스타 소송’ 10년만에 결론… 정부, 약 2900억 배상 판정 받아
입력 2022-08-31 09:29업데이트 2022-08-31 09:41
이상갑 법무부 법무실장이 지난 2021년 9월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론스타와의 분쟁 등 국제투자분쟁(ISDS) 진행상황에 관해 금융 브리핑하고 있다. 2021.9.14/뉴스1 ⓒ News1
한국 정부가 미국계 금융 사모펀드 론스타에 2억1650만 달러(약 2900억 원)를 배상해야 한다는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결정이 나왔다.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6조 원대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한 지 10년 만이다. 금융 권과 법조계에선 초대형 분쟁 리스크에서 한국 정부가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법무부에 따르면 ICSID의 론스타 사건 중재판정부는 이날 오전 9시경 한국 정부가 론스타에 약 2900억 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이 담긴 판정문을 보냈다. 론스타 측이 청구한 배상액 46억7950만 달러(약 6조3000억 원) 중 4.6% 가량이다. ISD는 해외 투자자가 상대국의 법령이나 정책 때문에 손해를 입었을 경우 국제 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론스타 측 모두 취소 신청 등 불복 절차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의 판정승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전부 승소가 아닌 만큼 한국 정부도 취소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한 국제중재 전문 변호사는 “위원회가 취소 판정을 내리면 국민 세금으로 내야 하는 배상 책임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취소 신청을 안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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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는 2003년 당시 부실 우려가 불거진 외환은행 지분 51.02%를 1조3834억 원에 사들였고, 이후 여러 차례 외환은행 매각을 시도했다. 2007년 9월 HSBC와 5조9000억 원대의 외환은행 지분 매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듬해 9월 HSBC가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불발됐다. 결국 2012년 하나 금융 지주에 외환은행을 매각하면서 매각 및 배당 이익 약 4조7000억 원을 챙겼다. 하지만 론스타는 같은 해 11월 “한국 정부가 매각 승인을 지연해 손해를 봤다”며 46억7950만 달러(약 6조3000억 원) 규모의 ISD를 제기했다.
ICSID는 2013년 중재판정부를 구성하고 2016년 6월까지 심리를 진행했지만 좀처럼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2020년 3월에는 의장중재인이 사임하면서 다시 결정이 미뤄졌다. 같은 해 11월 론스타는 당초 청구 금액의 5분의 1수준인 8억7000만 달러(1조1710억 원)를 배상하라는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한국 정부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론스타가 제기한 문제는 크게 3가지였다. 먼저 2007년 HSBC와 체결한 매매 계약이 정부가 승인을 미루면서 파기됐고 결과적으로 2012년 하나금융지주에 3조9157억 원에 팔게 되면서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금융과의 협상에서 정부가 매각 가격 인하를 압박했고, 부당한 과세도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재판정부가 이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배상금액이 대폭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정 부분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거액의 국고 손실을 피하면서 론스타 매각 과정에 관여한 현 정부 핵심 인사들도 한시름 덜게 됐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매각될 당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었다. 당시 금융위원회에선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부위원장, 김주현 현 금융위원장이 사무처장으로 재직했다. HSBC와의 매각 협상이 진행될 때 이창용 현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양측이 이번 판정에 불복할 경우 120일 안에 취소 신청을 해야 한다. ICSID가 취소 신청을 접수하면 취소위원회가 꾸려져 취소 여부를 결정한다. 결정이 날 때까지 집행은 유예된다. 중재판정부의 판단에 대해 전부 또는 일부 취소 결정이 나올 경우 배상액이 달라질 수 있다. 취소 사유가 없어 기각될 경우 판정이 확정된다. 다만 전부 또는 일부 취소 결정에 불복할 경우 다시 중재 판정을 청구할 수 있다. 한 국제법 전문가는 “취소위원회의 취소 여부 결정에만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2년 가량 소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
한편, 론스타인수당시 상황과 지금 정부상황에 접점이있는데
한편, 론스타인수당시 상황과 지금 정부상황에 접점이있는데,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입했을당시
현재, 윤석열 정부 내의 국무총리 한덕수 총리는,
외환은행 인수직전 대통령의 경제수석비서관이였고,
외환은행 인수 당시, 론스타의 법률 대리인이였으며, 이당시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근무하며 받은 보수가 상식에 어긋날정도로 많다(한덕수 총리 본인인증)
다음은 추가적으로 읽어보아도 좋을 기사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에 론스타는 웃는다?
'이명박 정부' 출범에 론스타는 웃는다?
HSBC 출신 엘든과 외환은행 매각의 상관관계
윤태곤 기자 | 기사입력 2008.01.07. 11:32:00
각종 불법, 탈법적 행위가 드러나 제동이 걸린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이 급물살을 타는 조짐이다. 노무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03년 지분 매각으로 시작된 론스타의 돈벌이가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재매각으로 종결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국가경쟁력강화특위 데이비드 엘든 공동위원장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른 여러 지역에서 활동한 개인적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자금이 필요한 대규모 프로젝트에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수익이 보장돼야 한다"면서 "한국의 경제 규모가 세계 12위권이면서도 금융 경쟁력이 뒤지는 것은 내부 지향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외환은행 헐값 인수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올린 론스타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 정서를 빗댄 발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대통령 선거 이후 론스타의 발빠른 행보
이명박 당선인과 개인적 친분이 아주 두텁다는 데이비드 엘든 경쟁력강화특위 위원장의 개인적 이력과 인수위의 최근 행보는 론스타 사태의 '종결'을 예고하고 있다.
두바이국제금융센터 위원장도 맡고 있는 엘든 위원장은 2년 전 까지 HSBC 아시아 회장을 지냈었다. 그는 지난 1999년과 2003년 서울은행과 한미은행을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실패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HSBC는 지난 해 9월 론스타 측과 외환 은행 매각에 합의했다. 이 매각이 이뤄지면 론스타의 '먹튀'는 성공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이어 지난 해 10월 엘든 위원장은 이 당선인을 만난 자리에서 HSBC의 외환은행 인수 당위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HSBC는 당초 1월 말로 예정됐던 외환 은행 주식취득신청서를 대통령 선거 이틀 전인 지난해 12월17일 전격적으로 제출했다.
법원과 검찰·론스타의 태도도 달라졌다. 법원은 그간 수십 차례나 검찰 수사와 감사원 조사 요구에 불응했던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을 지난해 말 갑자기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리고 지난 4일 론스타의 국내홍보사는 "그레이켄 회장이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기소중지 중인 그레이켄 회장에 대해 "구속도 가능하다"고 엄포를 놓고 있지만 론스타 측은 믿는 바가 있는 눈치다. 물론 엘든 위원장 측은 "이제 나와 HSBC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론스타는 미국 측 변호사로 부시 가문과 가장 절친한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경영하는 법률회사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 당선인 대통령 취임 경축 사절단에는 론스타 본사가 위치한 텍사스에 기반을 둔 부시 전 대통령이 참석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최근 "외국인 투자유치에 앞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인 최경환 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의 몇몇 의원은 론스타 문제에 대해 열의를 보여왔었지만 최근엔 아무런 발언이 없다.
무슨 '시그널'이 될까?
일부 인사들은 '경제살리기'와 '외국인 투자유치'라는 신정부의 정책방향에 발맞춰 '대승적 차원'에서 론스타 문제가 해결되면 해외자본을 향한 '긍정적 시그널'이 된다고 기대하고 있다.
기실 론스타에 외환 은행 지분을 넘길 때 각종 편법, 탈법 행위를 주도한 측은 론스타라기 보다는 한국 정부였다는 지적도 많다. "팔아 넘길 때는 언제고 나중에 와선 딴 소리냐"는 론스타 측의 항변도 일리가 없지는 않는 셈이다.
하지만 각종 금융감독기구의 축소와 더불어 론스타의 성공적 '먹튀'가 어떤 긍정적 시그널이 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명박 정부의 간판은 '동북아 금융허브', 실제는 '투기자본의 돈놓고 돈먹기 노름판'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출처: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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